작년 11월 초에 구매하여 그때부터 쭉 반수경으로 키우고 있는 카틀레야 유키입니다.

근래에는 새 촉도 나오고, 그동안 새 뿌리도 많이 받았어요.

이원난 유튜브 채널을 접한 이후 1년 반 정도 모든 난초를 반수경으로 키우고 있는데요.

처음 반수경으로 바꾸면 자꾸 뿌리가 썩는다고 해서 습한 재배법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반수경은 오히려 공중습도가 낮은 가정집에서는 부작에 가까운, 건조한 재배법이라 생각됩니다.

덕분에 카틀레야(수십을 호가하는 워크리아나 등도 마찬가지), 엔시클리아, 반다 등 건조에 강한 친구들일 수록 반수경을 더 좋아하고 금방 적응합니다.

오히려 호접란 같은 친구들이 수태에서 습하게 키우다가 반수경으로 바꾸면 한동안 힘들어 하는 등 복불복이 좀 있네요.

지생란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죽지도 않지만, 영 적응을 못하네요. 좀 더 요령이 붙으면 나중에 또 적어 보겠습니다. 성공시킨 분들도 봤는데, 저는 못 키워내네요.

다만 여느 재배법과 마찬가지로 반수경 또한 단점이 있는데, 요령이 없으면 식물을 똑바르게 지지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꽃대가 올라올 때 기울어서 그때마다 철사로 묶는 등 신경을 좀 써줘야 해요.

물론 해결 방법은 있어서, 사진에서처럼 유리알이나 이원난의 오키드볼 등을 티백에 넣은 후, 뿌리를 눌러 주면 그 무게 덕에 움직이지 않고 고정이 됩니다(티백에 넣는 이유는, 알알이 굴러다니면 관리가 귀찮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뿌리가 용기 모양으로 자라기 때문에 기르다 보면 나중엔 복잡한 지지 장치 없이도 알아서 잘 서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론 물 주기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어 평소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점, 여행 갈 때도 스케줄에 맞춰 물 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점, 분갈이나 해충 관리에 크게 골머리 썩을 일 없는 점 등에서 반수경이 제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나름대로의 경험을 적어 봤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반수경으로 쉽게 난초를 키워 보시기를!

추가:

카틀레야, 엔시클리아 등 벌브가 통통한 친구는 7일 중 2일만,

호접란과 같이 잎이 비교적 얇고 벌브가 없는 친구들은 7일 중 5일(내지는 7일 내내) 뿌리 끝이 잠길 정도로만 수위를 유지해 주시면 됩니다. 의외로 정석이 없고 개체 차이가 조금 있어서, 수위를 더 높여도 좋아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만 키우다 보면 점점 아실 것 같습니다. 필요한 일수 이상 물이 남아있으면, 버려주면 됩니다. 하다 보면 각자 얼만큼 마시는지 보여서 그만큼만 줄 수 있게 돼요!